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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약물치료에 대한 접근과 고려사항

by 밀알선교단 2024. 9. 22.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도, 약물은 문제 행동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약물치료는 발달장애인의 행동을 조정하는 데에 중요한 보조 수단일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는다.


발달장애인의 약물치료에 대한 접근과 고려사항

2018년, 발달장애인의 정신과 약물 사용 실태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통해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적장애인의 경우 45.9%,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49.6%가 정신과 약물을 처방받고 있었다. 이러한 수치는 영국과 미국의 연구 결과와도 상당히 일치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물 처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나 이 수치는 발달장애인의 약물치료가 정말 필요한 경우에 사용되고 있는지, 또는 다른 비약물적 접근이 충분히 고려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발달장애인의 약물치료는 주로 자극과민성, 자·타해 위험성, 수면 장애, 심한 상동행동, 동반 정신질환 등 심각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고려된다. 그러나 발달장애 자체를 약물로 '치료'할 수는 없다. 발달장애는 지적 기능과 사회적 의사소통에 제한을 보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 자체를 약물로 해결하기보다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제 행동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폐성 장애에서 흔히 나타나는 상동적 행동이나 과도한 자극 반응을 줄이는 데 약물이 사용될 수 있지만, 약물의 목적은 '완치'가 아닌 증상의 관리이다.

정신과 약물은 단순한 해결책이 아니다. 비장애인 환자의 경우에도 약물은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환자가 우울과 불안 속에서도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풍성하게 만들어가도록 돕는 것이 치료 목표다.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도, 약물은 문제 행동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약물치료는 발달장애인의 행동을 조정하는 데에 중요한 보조 수단일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는다.

특히 발달장애인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서 발달장애인과의 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 당사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 표현하는 행동은 단순한 습관적 반복이 아니라 그들만의 소통 방식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착석, 눈맞춤, 상동언어, 상동행동 등은 그들만의 의사 표현 방법이며, 이를 통해 의사는 더 나은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발달장애인의 약물치료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은 2세대 항정신병 약물이다. 이 약물들은 자극과민성, 자·타해 위험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약물의 사용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약물의 부작용, 약물 간 상호작용, 그리고 장기 사용에 따른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증상에 따른 '기능적' 접근이 중요하며, 환자의 상황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모든 약물에는 효과와 부작용이 공존한다. 따라서 환자, 가족, 그리고 돌봄 제공자는 위험과 이득을 함께 고려하며 최선의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약물의 부작용은 체중 증가, 고지혈증, 근육 긴장 등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변화도 초래할 수 있다. 항우울제나 ADHD 치료제는 예민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항불안제나 수면 유도제는 의존성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행동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약물 치료는 반드시 신중하게 계획되어야 하며,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서서히 약물을 줄여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발달장애인의 약물치료는 비약물적 접근과 함께 조심스럽게 고려되어야 한다. 약물은 단순한 해결책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 돌봄 제공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함께 결정되어야 하는 중요한 치료 요소다. ‘함께하는 의사결정 모델’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